정부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번째 경기 진단을 발표하며 경제 심리 위축과 경기 하방 압력 증가 우려를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제 심리의 위축이 고용 둔화와 경기 하방 압력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경기 전망은 지난달 발표에서 '경기 회복' 표현을 빼고, 이번에는 고용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까지 포함되면서 더 어두워졌다.

 

12월 취업자 수는 5만2000명 감소하며 실업자 수는 111만5000명으로 증가했으며, 실업률도 3.8%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실업자가 급증하면서 고용 시장은 더 악화됐다. 이러한 고용 둔화는 대내외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경제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내수 경기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1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0.4% 증가했으나, 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는 각각 0.1%, 0.7% 감소하며 소비가 위축됐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도 각각 1.6% 감소하는 등 내수 경기 회복이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출은 다소 호조를 보였으나, 12월 수출이 6.6% 증가하며 15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경제 불안 요소는 존재한다. 

 

정부는 고환율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도 우려하고 있으며,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로 높아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크게 하락했으며,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급락했다. 이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비상계엄 사태 후 소비 심리 위축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산업 생산도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11월 전산업 생산은 0.4% 감소했으며, 광공업과 서비스업, 건설업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광공업은 0.7% 감소했으며, 건설업은 0.2% 하락했다. 내수 경기의 부진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에서도 건축공사는 2.9% 감소했으나, 토목공사는 7.7% 증가하며 일부 분야에서 개선이 있었다. 하지만, 전년 대비 건설기성은 12.9% 감소했다.

 

특히, 정부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장기화가 경제에 미치는 리스크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정치적 긴장, 탄핵정국 등의 정치적 불안 요소가 경제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적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이는 경기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우려가 크다. 소비자 심리와 소상공인 체감경기가 급락한 것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정부는 산업 생산과 내수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상황에서,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미약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비자 심리도 악화되었고, 소상공인들의 체감 경기 역시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정부는 경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내수와 산업 생산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 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인정하며, 경제 안정화를 위해 경제관계장관회의 중심으로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진단은 대내외 불확실성과 정치적 상황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경제 관계자들은 정치적 안정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경제 성장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